부동산 계약 날 책상 위에는 계약서 말고 서류가 하나 더 올라옵니다. 공인중개사가 물건의 상태와 권리관계를 확인해 설명했다는 중개대상물 확인·설명서입니다. 계약서보다 먼저 읽어야 할 서류인데, 실제로는 서명란만 채우고 넘어가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 서류는 중개사의 법정 의무이자, 계약 후 분쟁이 생겼을 때 누가 무엇을 알고 있었는지를 가르는 핵심 증거입니다.
기본 구조
| 항목 | 내용 |
|---|---|
| 법적 근거 | 공인중개사법 제25조, 시행령 제21조, 시행규칙 제16조 |
| 설명 시점 | 중개가 완성되기 전 — 근거자료 제시 필수 |
| 교부 시점 | 거래계약서를 작성하는 때, 거래당사자 양쪽에 서면 교부 |
| 보존 기간 | 3년 — 공인전자문서센터 보관 시 예외 |
| 서식 | 주거용 건축물[Ⅰ]·비주거용[Ⅱ]·토지[Ⅲ]·입목 등[Ⅳ] 4종 |
중개사의 의무 — 설명은 계약 전, 서면은 계약 때
공인중개사법 제25조 제1항은 개업공인중개사가 중개가 완성되기 전에 해당 물건의 상태·입지·권리관계, 법령상 거래·이용제한 사항 등을 권리를 취득하려는 의뢰인(매수인·임차인)에게 성실하고 정확하게 설명하도록 정합니다. 말로만 하는 것이 아니라 토지대장 등본 또는 부동산종합증명서, 등기사항증명서, 신탁원부, 건축물대장 등본 같은 설명의 근거자료를 제시해야 합니다.
설명할 사항의 구체 목록은 시행령 제21조 제1항에 있습니다. 물건의 기본 사항, 권리관계, 거래예정금액·중개보수, 토지이용계획과 공법상 제한, 시설물 상태, 벽면·도배 상태, 환경·입지조건, 취득 시 부담할 조세까지 아홉 가지가 기본이고, 주택 임대차 중개에는 관리비, 임대인의 정보 제시 의무와 소액임차인 보호, 전입세대확인서, 민간임대주택 보증 네 가지가 추가됩니다.
중개가 완성되어 거래계약서를 작성하는 때에는 이 확인·설명 사항을 서면(확인·설명서)으로 만들어 거래당사자에게 교부하고, 원본·사본 또는 전자문서를 3년간 보존해야 합니다(법 제25조 제3항, 시행령 제21조 제4항). 서식에는 개업공인중개사가 서명 및 날인하고, 해당 중개행위를 한 소속공인중개사가 있으면 함께 서명·날인합니다(법 제25조 제4항). 공동중개라면 참여한 중개사 전원의 서명·날인이 있어야 합니다.
한 가지 더, 매도인이나 임대인이 물건 상태에 관한 자료 요구에 불응하면 중개사는 그 사실을 매수인·임차인에게 설명하고 확인·설명서에 기재해야 합니다(시행령 제21조 제2항). 즉 “임대인이 자료를 안 줬다”는 사정도 서식에 남아야 하는 정보입니다.
서식의 세 부분 — 누가 확인한 내용인지가 다릅니다
주거용 건축물 서식(별지 제20호서식) 기준으로 확인·설명서는 세 부분으로 나뉩니다.
| 구분 | 항목 | 확인 주체 |
|---|---|---|
| Ⅰ. 기본 확인사항 | ① 대상물건의 표시부터 ⑨ 취득 조세까지 | 중개사가 공부·자료로 확인 |
| Ⅱ. 세부 확인사항 | ⑩ 실제 권리관계부터 ⑭ 현장안내까지 | 매도·임대인 고지 + 현장 확인 |
| Ⅲ. 중개보수 등 | ⑮ 중개보수·실비와 산출내역 | 협의로 결정 |
이 구분이 중요한 이유는 책임의 무게가 다르기 때문입니다. 기본 확인사항은 등기사항증명서·건축물대장 같은 공적 장부로 중개사가 직접 확인해 적는 영역이라 틀리면 중개사 책임이 무겁습니다. 세부 확인사항은 매도·임대인이 고지한 내용이 섞여 있어서, 누가 말한 내용인지 출처를 따져 읽어야 합니다.
항목별 읽는 법 — 꼭 짚어야 할 칸
① 대상물건의 표시 — 위반건축물 여부
건축물 표시란에는 건축물대장상 위반건축물 여부 칸이 있고 위반·적법 중 하나에 표시가 됩니다. 위반으로 표시돼 있으면 위반내용 칸까지 확인하세요. 위반건축물은 이행강제금 부과 대상이 될 수 있고, 전세자금대출이나 보증 가입이 거절되는 원인이 됩니다. 내진설계 적용 여부, 건축물대장상 용도와 실제 용도가 다른지도 이 칸에서 걸러집니다.
② 권리관계 — 등기사항증명서와 직접 대조
등기부 기재사항란에는 소유권에 관한 사항과 소유권 외의 권리사항(근저당권·전세권 등)이 토지·건축물로 나뉘어 적힙니다. 여기 적힌 내용을 계약 당일 발급한 등기사항증명서와 직접 대조하는 것이 확인·설명서 읽기의 핵심입니다. 서식 작성 시점과 계약 시점 사이에 새 근저당이 설정될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현행 서식에는 세 가지 함정 탐지 칸이 더 있습니다. 신탁등기 여부 칸은 소유자가 신탁회사인 물건에서 수탁자 동의 없는 임대차계약이 무효가 되는 위험을 거르기 위한 것으로, 중개사는 신탁원부를 제시하며 유효한 임대차계약의 요건을 설명해야 합니다. 공동담보 여부 칸은 여러 호실이 하나의 근저당에 묶인 다세대·오피스텔에서 채권최고액의 실제 의미를 설명하게 합니다. 계약갱신요구권 행사 여부 칸은 매매 물건에 기존 임차인이 있을 때 갱신요구권이 이미 행사됐는지를 서류로 확인(첨부)했는지 표시합니다.
③ 토지이용계획·공법상 제한 — 규제 칸
용도지역·지구·구역과 건폐율·용적률 상한, 도시·군계획시설, 토지거래허가구역 해당 여부, 투기지역·투기과열지구 여부가 들어가는 칸입니다. 실거주 매수라면 넘어가기 쉽지만, 증축이나 재건축을 염두에 둔 매수, 토지가 포함된 거래라면 여기 적힌 규제가 곧 물건의 가치입니다. 토지거래허가구역에 해당하는 물건인데 중개사가 별말이 없다면 반드시 되물어야 합니다.
④ 임대차 확인사항 — 전세사기 이후 신설된 칸
주택 임대차라면 이 항목이 가장 중요합니다. 다섯 가지가 들어 있습니다.
- 확정일자 부여현황 정보 — 임대인이 자료를 제출했는지, 열람에 동의했는지 표시합니다. 선순위 임차인의 보증금 규모를 아는 수단입니다
- 국세 및 지방세 체납정보 — 임대인 미납 세금은 경매에서 보증금보다 먼저 배당될 수 있어 반드시 확인할 정보입니다
- 전입세대 확인서 — 확인서류를 첨부했는지, 미확인이면 열람·교부 신청 방법을 설명했는지 표시합니다
- 최우선변제금 — 소액임차인 범위와 최우선변제금액을 적는데, 근저당 등 선순위 담보물권 설정 당시를 기준으로 적게 돼 있습니다. 현재 기준보다 낮을 수 있다는 뜻입니다
- 민간임대 등록 여부 — 등록 민간임대주택이면 임대보증금 보증, 임대의무기간 등을 설명합니다
이 칸들은 설명으로 끝나지 않고, 중개사가 임대인과 임차인에게 설명했음을 임대인·임차인이 각각 서명으로 확인하는 난까지 붙어 있습니다. 법 차원에서도 2023년 4월 신설된 공인중개사법 제25조의3이 주택 임대차 중개 시 임차인이 확정일자부여기관에 정보제공을 요청할 수 있다는 사항과 임대인 미납 국세·지방세를 열람 신청할 수 있다는 사항의 설명을 의무화했습니다.
⑥ 관리에 관한 사항 — 관리비 세부 내역
관리비 칸에는 총액만 적는 것이 아니라 포함 비목(전기료·수도료·가스사용료·난방비·인터넷·TV 수신료 등), 사용량에 따라 변동되는 비목, 부과 방식(임대인 직접 부과인지 관리규약에 따른 부과인지)까지 적게 돼 있습니다. 직전 1년간 월평균 관리비를 기초로 산출한 금액을 적는 것이 원칙입니다. 관리비를 깜깜이로 올려 받던 관행을 막기 위한 칸이니, 월세 물건이라면 월세와 관리비의 합계로 실부담을 계산해 보세요.
⑦ 비선호시설 — 1km 이내
화장장·봉안당·공동묘지·쓰레기처리장·쓰레기소각장·분뇨처리장·하수종말처리장 같은 사회통념상 기피 시설이 물건에서 1km 이내에 있으면 종류와 위치를 적게 돼 있습니다. 낮에 집만 보고 계약하면 모르고 지나가기 쉬운 정보라, 있음에 체크돼 있다면 위치를 지도에서 확인해 보는 것이 좋습니다.
⑩ 실제 권리관계 또는 공시되지 않은 물건의 권리
등기부에 나오지 않는 권리를 적는 칸입니다. 유치권, 법정지상권, 미등기 임차인(현재 거주 중인 세입자의 보증금·차임·계약기간), 계약 전 소유권 변동 예정 여부 같은 것들로, 매도인·임대인이 고지한 사항을 중개사가 받아 적는 구조입니다. 이 칸이 비어 있다면 “고지할 것이 없다”는 뜻인지 “묻지 않았다”는 뜻인지 중개사에게 확인하고 답을 들어 두세요. 나중에 숨은 임차인이나 유치권이 나타났을 때 이 칸의 기재 여부가 책임 소재를 가릅니다.
⑪부터 ⑬까지 — 시설물·벽면·환경
수도 파손, 전기, 가스, 난방 방식과 작동 상태, 승강기, 배수, 벽면 균열·누수, 바닥면, 도배, 일조량, 소음·진동이 체크 방식으로 들어갑니다. 입주 후 “원래 있던 하자”인지를 다툴 때 기준이 되는 칸이므로, 현장에서 본 상태와 체크 표시가 다르면 그 자리에서 고쳐 달라고 해야 합니다. 누수 없음에 체크된 서식에 서명해 놓고 입주 후 누수를 주장하면 입증이 어려워집니다.
⑭ 현장안내 — 누가 집을 보여 줬는지
현장안내자가 개업공인중개사였는지, 소속공인중개사였는지, 중개보조원이었는지 표시하는 칸입니다. 중개보조원은 공인중개사 자격 없이 현장안내 등 단순 업무를 보조하는 사람으로, 법 제18조의4에 따라 의뢰인에게 본인이 중개보조원이라는 사실을 미리 알려야 하고 서식에도 신분고지 여부를 적습니다. 집을 보여 준 사람이 자격자였는지가 여기서 드러나는데, 어기면 중개보조원과 소속 중개사에게 500만원 이하 과태료가 부과됩니다(제51조 제2항).
⑮ 중개보수 — 산출내역까지 적혀 있어야 합니다
중개보수와 실비, 합계, 지급시기와 함께 산출내역을 적는 칸입니다. 중개보수는 거래예정금액을 기준으로 시·도 조례의 요율 한도 안에서 중개사와 의뢰인이 협의해 결정하고, 부가가치세는 별도로 붙을 수 있습니다. 내 거래의 상한액은 중개수수료 계산기로 미리 계산해 볼 수 있습니다. 임대차에서 거래금액이 5천만원 미만이면 보증금에 월 차임의 70배를 더한 금액을 거래예정금액으로 봅니다. 숫자만 적혀 있고 산출내역이 비어 있으면 요율과 계산식을 채워 달라고 요구할 수 있는 칸입니다.
2024년 7월, 서식이 크게 바뀌었습니다
지금의 임대차 확인사항과 관리비 칸은 처음부터 있던 것이 아닙니다. 전세사기 사태 이후 2024년 4월 9일 개정된 공인중개사법 시행령(대통령령 제34401호)이 확인·설명 사항에 관리비 금액과 산출내역(제3호의2), 임대인의 정보 제시 의무와 소액임차인 보호(제10호), 전입세대확인서(제11호), 민간임대주택 임대보증금 보증(제12호)을 추가했고, 2024년 7월 10일부터 시행됐습니다. 부칙에 따라 시행일 이후 중개를 의뢰받는 경우부터 적용됩니다. 같은 시기에 확인·설명서 서식도 함께 개정돼 임대차 확인사항 항목과 임대인·임차인의 확인 서명란이 생겼습니다. 서식은 이후에도 손질되고 있어 현행 주거용 서식은 2026년 8월 11일 개정판입니다.
그 전에 계약한 사람이 옛 서식을 받았다면 그 자체가 위법은 아니지만, 2024년 7월 10일 이후 의뢰된 임대차 중개에서 임대차 확인사항 없는 서식을 내민다면 서식부터 잘못된 것입니다.
중개사가 의무를 어기면 — 제재와 손해배상
| 위반 행위 | 제재 | 근거(공인중개사법) |
|---|---|---|
| 성실·정확 설명 안 함, 근거자료 미제시 | 과태료 500만원 이하 | 제51조 제2항 |
| 위 행위를 한 소속공인중개사 | 자격정지(6개월 범위) | 제36조 제1항 |
| 확인·설명서 미교부·미보존 | 업무정지(6개월 범위) | 제39조 제1항 |
| 확인·설명서 서명·날인 누락 | 업무정지 또는 자격정지 | 제39조·제36조 |
행정 제재와 별개로, 중개사가 고의 또는 과실로 거래당사자에게 재산상 손해를 입혔다면 손해배상 책임을 집니다(제30조 제1항). 이 책임을 보장하기 위해 개업공인중개사는 업무 개시 전에 보증보험이나 공제에 가입하거나 공탁을 해야 하는데, 설정 금액은 개인 2억원 이상, 법인 4억원 이상입니다(시행령 제24조). 중개가 완성되면 보장금액·보장기관·보장기간을 설명하고 공제증서 등 관계 증서 사본을 교부해야 하며, 이를 어기면 100만원 이하 과태료 대상입니다(제30조 제5항, 제51조 제3항).
실무에서 확인·설명서가 중요한 이유가 여기 있습니다. 중개사의 설명 의무 위반을 다투는 소송에서 법원이 가장 먼저 보는 서류가 바로 이 서식입니다. 서식에 적히지 않은 설명은 했다는 입증이 어렵고, 서식에 적힌 내용은 들었다는 쪽으로 정리되기 쉽습니다.
계약 당일 체크리스트
- 계약서에 서명하기 전에 확인·설명서 설명을 먼저 요구합니다 — 법이 정한 순서가 그렇습니다
- 근거자료로 제시된 등기사항증명서가 당일 발급분인지 확인하고 권리관계 칸과 대조합니다
- 건축물대장상 위반건축물 여부 칸을 확인합니다 — 위반 표시면 위반내용과 해소 계획까지
- 임대차라면 임대차 확인사항 다섯 칸이 실제로 채워졌는지 봅니다 — 전부 미확인·해당 없음이면 이유를 묻습니다
- 시설물·벽면 상태 체크가 현장에서 본 것과 일치하는지 확인하고, 다르면 수정 후 서명합니다
- 서명한 확인·설명서와 공제증서 사본을 받아 계약서와 함께 보관합니다
확인·설명서는 중개사를 위한 서류가 아니라 돈을 내는 쪽, 즉 매수인과 임차인을 위한 서류입니다. 다섯 장 남짓한 서식을 십 분 들여 읽는 것이 계약 후 몇 년짜리 분쟁을 막는 가장 싼 보험입니다.
같이 보면 좋은 글
- 공인중개사 공제증서 — 사고 나면 2억을 어떻게 받나
- 매도인 하자담보책임 — 입주 후 발견한 하자, 누구 책임인가
- 부동산 직거래 — 확인·설명서 없이 거래할 때 떠안는 것들
- 위반건축물 양성화 — 이행강제금과 특별법 절차
- 중개수수료 계산기 — 매매·전세·월세 상한액 확인
참고 자료
조문 원문과 별지 제20호서식(주거용 건축물)은 국가법령정보센터(law.go.kr)에서 공인중개사법 시행규칙의 별표·서식 탭을 통해 내려받을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