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가를 얻어 장사를 시작할 때 계약서보다 먼저 봐야 할 숫자가 있습니다. 환산보증금입니다. 이 숫자 하나로 내가 상가임대차보호법의 어느 범위까지 보호받는지가 갈립니다.

그런데 여기서 오해가 많습니다. “환산보증금을 넘으면 이 법이 아예 적용 안 된다”고 알고 계신 분이 많은데, 사실이 아닙니다. 넘어도 남는 보호가 상당합니다. 이 글에서는 법 조문을 기준으로 그 경계선을 정확히 정리합니다.

1. 환산보증금부터 계산합니다

환산보증금은 보증금과 월세를 하나의 금액으로 합산한 값입니다. 계산식은 간단합니다.

환산보증금 = 보증금 + (월 차임 × 100)

예를 들어 보증금 5,000만원에 월세 300만원인 상가라면, 5,000만원 + (300만원 × 100) = 3억 5,000만원이 됩니다. 월세 300만원짜리 가게가 보증금만 보면 5,000만원인데 법적으로는 3억 5,000만원짜리 임대차로 취급된다는 뜻입니다.

지역별 기준 금액

지역환산보증금 기준
서울특별시9억원 이하
과밀억제권역(서울 제외) 및 부산광역시6억 9천만원 이하
광역시(과밀억제권역·군지역·부산 제외), 세종특별자치시, 파주시, 화성시, 안산시, 용인시, 김포시, 광주시5억 4천만원 이하
그 밖의 지역3억 7천만원 이하

앞서 계산한 3억 5,000만원짜리 상가라면 어느 지역이든 기준 안에 들어옵니다.

2. 기준을 넘어도 이건 그대로 적용됩니다

여기가 이 글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입니다. 환산보증금이 위 기준을 초과하는 임대차에도 다음 규정은 그대로 적용됩니다.

  • 대항력 — 건물이 팔려도 새 주인에게 임차권을 주장할 수 있습니다
  • 계약갱신 요구권 및 계약갱신의 특례
  • 권리금의 정의, 회수기회 보호 등
  • 권리금 평가기준의 고시와 표준권리금계약서 작성
  • 계약갱신요구 등에 관한 임시 특례
  • 차임연체와 해지
  • 폐업으로 인한 임차인의 해지권
  • 표준계약서의 작성

즉 목이 좋은 대형 상가여서 환산보증금이 9억원을 넘더라도, 10년 갱신요구권과 권리금 회수기회는 살아 있습니다. 반대로 기준을 초과하면 우선변제권처럼 보증금 회수와 직결되는 보호에서 차이가 생기므로, 그쪽은 별도로 대비해야 합니다.

3. 계약갱신요구권 — 전체 10년

임차인은 임대차기간이 끝나기 6개월 전부터 1개월 전까지 사이에 계약갱신을 요구할 수 있습니다. 이 창을 놓치면 권리 자체를 행사할 수 없으니, 만료일에서 역산해 달력에 표시해 두는 편이 안전합니다.

갱신은 최초의 임대차기간을 포함한 전체 임대차기간이 10년을 초과하지 않는 범위에서 가능합니다. 처음 계약이 2년이었다면 이후 8년을 더 채울 수 있습니다.

임대인이 갱신을 거절할 수 있는 사유

법은 정당한 사유를 한정해서 열거하고 있습니다.

  1. 차임을 3기분에 해당하는 금액에 이르도록 연체한 경우
  2. 거짓이나 그 밖의 부정한 방법으로 임차한 경우
  3. 서로 합의하여 임대인이 임차인에게 상당한 보상을 제공한 경우
  4. 임대인 동의 없이 목적 건물의 전부 또는 일부를 전대한 경우
  5. 임차인이 고의나 중대한 과실로 건물을 파손한 경우
  6. 건물의 전부 또는 일부가 멸실되어 임대차 목적을 달성할 수 없는 경우
  7. 철거·재건축이 필요한 경우(구체적 계획을 미리 고지, 노후·훼손, 법령에 따른 철거)
  8. 그 밖에 임차인의 의무를 현저히 위반하거나 임대차를 계속하기 어려운 중대한 사유가 있는 경우

4번을 눈여겨보시기 바랍니다. 동의 없는 전대는 갱신 거절 사유입니다. 가게 일부를 다른 사람에게 넘겨 쓰게 하는 것도 여기 걸릴 수 있으므로, 반드시 임대인 동의를 서면으로 남겨두어야 합니다.

4. 차임 증액은 5%가 상한입니다

갱신되는 임대차는 전 임대차와 동일한 조건으로 다시 계약된 것으로 봅니다. 다만 차임과 보증금은 조정할 수 있는데, 증액을 청구하는 경우 청구 당시 차임 또는 보증금의 5%를 초과할 수 없습니다.

월세 200만원이라면 갱신 시 최대 210만원까지입니다. 임대인이 그 이상을 요구한다면 법정 상한을 넘는 요구입니다.

5. 권리금 회수기회 보호

권리금이란 무엇인가

법은 권리금을 이렇게 정의합니다.

영업시설·비품, 거래처, 신용, 영업상의 노하우, 상가건물의 위치에 따른 영업상의 이점 등 유형·무형의 재산적 가치의 양도 또는 이용대가로서 임대인, 임차인에게 보증금과 차임 이외에 지급하는 금전 등의 대가

임대인이 하면 안 되는 4가지 행위

임대인은 임대차기간이 끝나기 6개월 전부터 임대차 종료 시까지 다음 행위로 임차인의 권리금 회수를 방해해서는 안 됩니다.

  1. 신규임차인이 되려는 사람에게 권리금을 요구하거나 지급받는 행위
  2. 신규임차인이 되려는 사람으로 하여금 임차인에게 권리금을 지급하지 못하게 하는 행위
  3. 조세·공과금, 주변 상가건물의 차임 및 보증금 등에 비추어 현저히 고액의 차임과 보증금을 요구하는 행위
  4. 그 밖에 정당한 사유 없이 신규임차인이 되려는 자와 임대차계약의 체결을 거절하는 행위

3번과 4번이 실무에서 가장 많이 문제됩니다. 새 임차인을 데려갔더니 갑자기 주변 시세의 두 배를 부르거나, 아무 설명 없이 계약을 거절하는 경우가 여기 해당할 수 있습니다.

손해배상과 기한

방해행위로 손해가 발생하면 배상을 청구할 수 있습니다. 배상액은 신규임차인이 임차인에게 지급하기로 한 권리금과 임대차 종료 당시의 권리금 중 낮은 금액을 넘지 못합니다.

청구권은 임대차가 종료한 날부터 3년 이내에 행사해야 하며, 이 기간이 지나면 소멸합니다.

권리금 보호가 적용되지 않는 상가

다음은 권리금 회수기회 보호 규정이 적용되지 않습니다.

  • 대규모점포 또는 준대규모점포의 일부 (다만 전통시장은 제외되어 보호를 받습니다)
  • 국유재산 또는 공유재산

대형마트나 백화점 안의 매장이 여기 해당할 수 있습니다. 다만 전통시장은 예외로 빠져 있어 보호 대상입니다.

6. 계약 전에 확인할 순서

정리하면 이런 순서로 점검하시면 됩니다.

  1. 환산보증금을 계산합니다 — 보증금 + (월세 × 100)
  2. 내 지역 기준과 비교합니다 — 초과하더라도 갱신권·권리금 보호는 유지됩니다
  3. 만료일에서 6개월 전·1개월 전을 달력에 표시합니다 — 갱신요구권 행사 창
  4. 전대는 반드시 서면 동의를 받습니다 — 갱신 거절 사유입니다
  5. 차임 연체를 3기분까지 쌓지 않습니다 — 갱신 거절 사유이자 해지 사유입니다
  6. 나갈 때는 6개월 전부터 권리금 회수 절차를 준비합니다

임대차 분쟁이 실제로 생겼다면 임대차 분쟁조정 신청 방법에서 절차를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상가 투자 수익을 따져보고 계시다면 상가 임대수익률 계산도 함께 보시면 도움이 됩니다.

정리

  • 환산보증금 = 보증금 + (월세 × 100) — 서울 9억, 과밀억제권역·부산 6억 9천만, 광역시 등 5억 4천만, 그 밖 3억 7천만원
  • 기준을 초과해도 대항력·10년 갱신요구권·권리금 회수기회는 그대로 적용됩니다
  • 갱신 요구는 만료 6개월 전~1개월 전, 전체 10년 한도
  • 증액은 5% 상한
  • 권리금 방해행위 4유형, 손해배상 청구는 종료일부터 3년
  • 대규모점포·국유재산은 권리금 보호 대상이 아닙니다(전통시장은 보호)

이 글은 상가건물 임대차보호법 조문과 법제처 찾기쉬운 생활법령정보를 2026년 9월 4일에 확인해 작성했습니다. 개별 사안은 계약 내용과 사실관계에 따라 결론이 달라질 수 있으므로, 분쟁이 우려되는 경우 전문가 상담을 권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