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 계약 만기가 다가올 때마다 고민이 돼요. 전세금은 계속 오르는데, 이 돈이면 차라리 집을 사는 게 낫지 않나 싶고. 근데 막상 사려고 하면 취득세에 대출 이자에, 집값이 떨어지면 어쩌나 걱정되고요.
결론부터 말하면, 정답은 없어요. 상황에 따라 다르거든요. 대신 숫자로 비교하면 판단이 훨씬 쉬워져요. 2026년 시장 기준으로 전세와 매매의 실제 비용을 따져봤어요.
2026년 전세·매매 시장, 지금 어떤 상황인가요?
판단하려면 시장 흐름부터 알아야 해요.
| 구분 | 서울 | 수도권 |
|---|---|---|
| 매매가 상승 전망 | +4.2% | +2.5% |
| 전세가 상승 전망 | +4.7% | +3.8% |
| 입주 물량 | 2.9만 가구 (전년 대비 -31.6%) | 감소 추세 |
| 기준금리 | 연 2.50% (전망 당시 — 현행 3.00%, 2026년 8월 27일 인상) | 동일 |
| 주담대 고정금리 | 연 4% 이상 | 동일 |
(주택산업연구원 2026년 전망 기준)
눈여겨볼 게 두 가지예요.
첫째, 전세가가 매매가보다 더 빠르게 오르고 있어요. 서울 기준 전세 +4.7%, 매매 +4.2%예요. 입주 물량이 줄면서 전세 매물이 부족해진 영향이에요.
둘째, 기준금리가 2.5%에서 동결됐어요. 2024년 10월부터 100bp 내린 뒤 멈춘 상태라, 추가 인하 기대는 줄어든 상황이에요. 주담대 금리도 4%대에서 유지되고 있고요.
같은 5억짜리 아파트, 전세와 매매 비용 비교
서울 기준 매매가 5억 원, 전세가 3억 5천만 원(전세가율 70%)인 아파트로 비교해볼게요. 둘 다 대출을 받는 상황을 가정했어요.
전세로 사는 경우
전세금 3억 5천만 원 중 자기 돈 1억, 전세대출 2억 5천만 원을 받는다고 가정할게요.
| 항목 | 금액 |
|---|---|
| 전세대출 이자 (연 3.5% 기준) | 연 875만 원 (월 약 73만 원) |
| 전세보증보험료 (연 0.13% 기준) | 약 46만 원 |
| 중개수수료 (0.3%) | 약 105만 원 (계약 시 1회) |
| 연간 총 비용 | 약 921만 원 |
전세는 이자만 내면 되니까 월 부담은 가벼운 편이에요. 대신 이 돈은 100% 비용이에요. 갚아도 내 자산이 안 돼요.
매매하는 경우
매매가 5억 원, 자기 돈 2억(LTV 60% 가정), 주담대 3억 원을 받는다고 가정할게요.
| 항목 | 금액 |
|---|---|
| 주담대 원리금 (연 4.2%, 30년 원리금균등) | 연 약 1,764만 원 (월 약 147만 원) |
| 취득세 (매매가 6억 이하, 1주택) | 약 550만 원 (1.1%, 1회) |
| 재산세 | 연 약 40 ~ 60만 원 |
| 중개수수료 (0.4%) | 약 200만 원 (매매 시 1회) |
| 연간 원리금 부담 | 약 1,764만 원 |
월 147만 원이면 전세 이자(73만 원)의 2배예요. 하지만 이 중 절반 이상이 원금 상환이에요. 갚는 만큼 내 자산이 되는 거예요.
단순 비용만 보면 전세가 싸요. 그런데…
월 납입액만 비교하면 전세가 확실히 부담이 적어요. 근데 여기서 빠진 게 있어요.
기회비용: 전세금은 묶여 있는 돈
전세금으로 넣은 자기 돈 1억 원은 전세 기간 동안 아무것도 못 해요. 이걸 다른 데 투자했으면 수익이 났을 텐데, 전세 보증금으로 묶여 있는 거예요.
연 4% 수익률로 투자했다면 1억 원의 기회비용은 연 400만 원이에요.
전세 실질 비용 = 전세대출 이자 921만 원 + 기회비용 400만 원 = 연 약 1,321만 원
매매의 숨은 이득: 원금 상환 + 집값 상승
매매는 월 납입이 크지만, 원금 상환분은 내 자산 축적이에요. 연간 원리금 1,764만 원 중 이자는 약 1,260만 원, 원금 상환은 약 504만 원이에요.
거기에 집값이 오르면 시세 차익도 생겨요. 서울 매매가가 연 4.2% 오른다고 가정하면, 5억짜리 집의 1년 시세 상승분은 약 2,100만 원이에요.
5년 뒤를 비교하면 차이가 확 벌어져요
숫자를 5년 단위로 보면 전세와 매매의 격차가 선명해져요.
| 구분 | 전세 5년 | 매매 5년 |
|---|---|---|
| 납입 총액 | 약 4,605만 원 (이자+보험) | 약 8,820만 원 (원리금) |
| 내 자산으로 남는 돈 | 0원 | 약 2,520만 원 (원금 상환분) |
| 집값 변동 효과 (연 4.2% 가정) | 전세금 올려줘야 할 수 있음 | +약 1억 1,300만 원 시세 상승 |
| 1회성 비용 | 중개수수료 105만 원 | 취득세 550만 원 + 중개수수료 200만 원 |
전세: 5년간 4,605만 원을 썼는데, 남는 건 없어요. 전세금을 돌려받을 뿐이에요.
매매: 8,820만 원을 냈지만, 원금 상환으로 2,520만 원이 내 자산이 됐고, 집값 상승분까지 합하면 순자산이 크게 늘어나 있어요.
물론 이건 집값이 꾸준히 오른다는 가정이에요. 떨어지면 반대 결과가 나와요.
그래서 나한테는 뭐가 맞을까?
상황마다 다르기 때문에, 유형별로 정리해봤어요.
전세가 유리한 경우
| 상황 | 이유 |
|---|---|
| 3 ~ 5년 안에 이사 계획이 있다 | 매매 후 단기 매도 시 취득세·양도세 부담 |
| 자기 자본이 부족하다 | 전세는 적은 자본으로 거주 가능 |
| DSR 한도가 빠듯하다 | 전세대출은 DSR 부담이 상대적으로 적음 |
| 해당 지역 집값이 불안하다 | 하락 위험 회피 |
| 월 납입 부담을 줄이고 싶다 | 전세대출 이자 < 주담대 원리금 |
매매가 유리한 경우
| 상황 | 이유 |
|---|---|
| 5년 이상 장기 거주 예정이다 | 취득세 등 초기 비용을 상쇄할 시간 |
| 전세가율이 70% 이상이다 | 추가 자금 부담이 적음 |
| 전세금이 계속 오르고 있다 | 2년마다 전세금 올려주는 것도 비용 |
| 자산 형성을 원한다 | 원금 상환 + 시세 차익 |
| 1주택 비과세 요건을 채울 수 있다 | 2년 보유·거주 시 양도소득세 비과세 |
전세가율, 이 숫자를 꼭 확인하세요
전세냐 매매냐를 판단할 때 가장 중요한 지표가 전세가율이에요.
전세가율 = 전세가 / 매매가 × 100
전세가율이 높을수록 전세금과 매매가의 차이가 작다는 뜻이에요. 즉, 조금만 더 보태면 집을 살 수 있는 상황이에요.
| 전세가율 | 의미 | 판단 기준 |
|---|---|---|
| 60% 이하 | 매매가 대비 전세금이 낮음 | 전세 유지가 합리적 |
| 60 ~ 70% | 중간 수준 | 자금 여력에 따라 판단 |
| 70% 이상 | 전세금이 매매가에 근접 | 매매 전환 검토 시점 |
| 80% 이상 | 갭이 매우 좁음 | 매매가 유리할 가능성 높음 |
2026년 서울 아파트 평균 전세가율은 약 60 ~ 65% 수준이에요. 다만 지역과 단지에 따라 편차가 크니까, 관심 있는 아파트의 실제 전세가율을 확인해보세요. 한국부동산원 R-ONE이나 네이버 부동산에서 조회할 수 있어요.
전세에서 매매로 갈아탈 때 체크리스트
전세 만기에 맞춰 매매로 전환하려면 타이밍이 중요해요.
DSR 한도 확인: 전세대출을 상환해야 주담대를 받을 수 있어요. 기존 대출이 있으면 DSR 기준으로 한도가 줄어들 수 있으니 먼저 확인하세요.
전세 보증금 반환 일정 맞추기: 전세 보증금을 돌려받는 날과 매매 잔금 납부일을 맞춰야 해요. 보통 같은 날로 잡거나, 전세보증금반환대출(브릿지론)을 활용해요.
취득세 자금 확보: 매매가 6억 이하 1주택 기준 취득세율은 1.1%(지방교육세 포함)예요. 5억 아파트면 약 550만 원이 필요해요.
1주택 비과세 요건 확인: 2년 이상 보유 + 거주하면 양도소득세 비과세(매매가 12억 이하)를 받을 수 있어요. 장기 거주 계획이라면 비과세 혜택까지 고려하세요.
전세냐 매매냐는 “맞다 틀리다”의 문제가 아니라 내 상황에 맞느냐의 문제예요. 자금 여력, 거주 기간, 해당 지역 시장 상황, 월 납입 부담을 종합적으로 따져보세요.
다만 하나만 확실한 건, 전세금을 2년마다 올려주는 것도 결국 비용이라는 거예요. 전세가 상승률이 매매가 상승률보다 높은 지금, 숫자를 한번 직접 따져보는 건 충분히 가치가 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