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 계약하려고 부동산에 갔더니 중개사가 “등기부등본 확인하셨어요?”라고 물어봤는데, 솔직히 뭘 어떻게 확인해야 하는지 모르겠죠? 저도 처음엔 그랬어요. 표제부? 갑구? 을구? 한자투성이에 뭔 소린지 하나도 모르겠고.

근데 이거 한 번만 이해하면 별거 아니에요. 진짜 핵심만 알면 5분이면 됩니다.

등기부등본, 일단 뭔지부터

등기부등본은 정식 명칭이 등기사항전부증명서예요. 이름이 어렵지만 결국 “이 집이 누구 거고, 빚은 얼마나 있는지” 적어놓은 공식 문서라고 보면 돼요.

부동산 거래할 때 이걸 안 보는 건, 중고차 사면서 사고 이력 안 확인하는 것과 같아요. 전세든 매매든, 계약서에 도장 찍기 전에 반드시 봐야 합니다.

한 가지 알아둘 게 있어요. 우리나라 등기부에는 공신력이 없어요. 쉽게 말하면, 등기부에 적힌 소유자가 진짜 소유자가 아닐 수도 있다는 거예요. 드문 경우지만 그래서 등기부등본 “만” 믿으면 안 되고, 신분증 대조 같은 추가 확인도 필요합니다.

어디서 떼나요?

옛날에는 등기소까지 직접 가야 했지만, 지금은 인터넷등기소(iros.go.kr) 에서 클릭 몇 번이면 끝이에요.

구분비용설명
열람700원화면에서 보기만 (1시간 내 무료 재열람)
발급1,000원PDF로 출력 가능 (은행·관공서 제출용)

카드결제, 카카오페이, 네이버페이 다 돼요. 24시간 이용 가능하고요. 스마트폰 앱(“대한민국 법원 인터넷등기소”)으로도 바로 조회할 수 있어요.

발급할 때 “말소사항 포함” 으로 떼세요. 과거에 어떤 권리가 설정됐다가 사라졌는지까지 볼 수 있거든요.

2025년 1월부터 모바일 등기신청도 가능해졌어요. 등기사항증명서를 스마트폰 전자증명서로 받아서 바로 제출할 수 있습니다.

등기부등본의 3가지 파트

등기부등본을 펼치면 크게 세 구역이 있어요. 표제부, 갑구, 을구. 이 세 개만 이해하면 됩니다.

표제부 - 이 집이 어떤 집인지

표제부는 부동산의 “신상정보”예요.

  • 소재지: 이 집의 정확한 주소
  • 면적: 전용면적이 계약서와 일치하는지
  • 구조: 철근콘크리트인지, 목조인지
  • 용도: 주거용인지 상업용인지

여기서 중요한 건 계약서에 적힌 주소와 면적이 등기부등본과 정확히 일치하는지 확인하는 거예요. 간혹 도로명주소랑 지번주소가 다를 수 있는데, 등기부는 지번주소 기준이에요.

아파트면 대지권 비율도 나와요. 이건 건물뿐 아니라 땅에 대한 지분을 뜻하는 건데, 처음 전세 계약할 때는 크게 신경 안 써도 돼요.

갑구 - 이 집 주인이 누구인지

갑구는 소유권에 관한 내용이에요. 여기서 확인할 건 딱 두 가지.

첫째, 소유자가 진짜 집주인인지.

등기부등본의 소유자 이름과 주민등록번호 앞자리를 확인하고, 계약할 때 임대인 신분증과 대조하세요. 대리인이 왔다면 위임장과 인감증명서를 반드시 확인해야 해요.

둘째, 빨간 깃발이 있는지.

갑구에 이런 게 적혀 있으면 조심해야 해요.

  • 압류: 세금을 안 내서 국가가 잡아둔 상태
  • 가압류: 채권자가 돈 못 받을까 봐 법원에 신청한 처분 금지
  • 가처분: 소유권 다툼이 진행 중
  • 경매개시결정: 이 집이 경매로 넘어가는 중 (이건 절대 계약하면 안 돼요)
  • 신탁등기: 소유권이 신탁회사에 넘어간 상태

특히 신탁등기가 있으면 등기부등본만으로는 정보가 부족해요. 신탁원부라는 별도 서류를 신탁회사에서 받아서 대출 규모나 임대 조건을 따로 확인해야 합니다. 신탁부동산은 전세보증보험(HUG) 가입이 안 될 수도 있으니까 꼭 체크하세요.

을구 - 이 집에 빚이 얼마나 있는지

을구는 소유권 외의 권리, 쉽게 말해 이 집에 걸려 있는 대출이나 담보 정보예요.

여기서 가장 많이 보이는 게 근저당권이에요.

용어의미
근저당권은행 대출의 담보로 집을 잡아둔 것
채권최고액은행이 최대로 받을 수 있는 금액
근저당권자대출해준 곳 (은행, 보험사 등)

채권최고액은 실제 대출금의 보통 120% 로 설정돼요. 채권최고액이 1억 2천이라면 실제 대출은 약 1억 정도인 거죠.

을구에 아무것도 없으면? 축하해요, 이 집에 대출이 하나도 없다는 뜻이에요. 가장 깨끗한 상태입니다.

진짜 중요한 계산 한 가지

등기부등본을 봤으면 이 계산을 꼭 해보세요.

(근저당 채권최고액 + 내 전세보증금) ÷ 매매 시세

이 값이 70% 이하면 비교적 안전하고, 80%를 넘으면 위험해요. 이른바 “깡통전세” 가능성이 있다는 거예요.

예를 들어볼게요. 시세 5억짜리 아파트인데:

  • 근저당 채권최고액: 2억
  • 내 전세보증금: 2억 5천

→ (2억 + 2억 5천) ÷ 5억 = 90% → 위험합니다

반대로:

  • 근저당 채권최고액: 1억
  • 내 전세보증금: 2억

→ (1억 + 2억) ÷ 5억 = 60% → 비교적 안전

이 계산에서 근저당권자가 은행이 아니라 개인이나 대부업체면 더 주의해야 해요. 집주인의 재정 상태가 좋지 않을 가능성이 높거든요.

계약 전날 vs 계약 당일

등기부등본은 계약하기 전날 한 번, 계약 당일 한 번 이렇게 두 번 떼보는 게 좋아요.

전날 봤을 때 깨끗했는데, 하루 사이에 근저당이 추가로 잡히거나 가압류가 들어오는 경우가 실제로 있거든요. 700원짜리 열람이니까 한 번 더 보는 게 마음 편해요.

계약 당일에는 이것도 확인하세요.

  • 계약서의 임대인 정보 = 등기부등본 소유자 정보
  • 임대인 신분증과 등기부등본 소유자 대조
  • 근저당에 변동 없는지 최종 확인

계약 끝나고 할 일

계약서에 도장 찍었다고 끝이 아니에요.

전입신고 + 확정일자를 반드시 받으세요. 이걸 해야 나중에 집이 경매로 넘어가더라도 보증금을 우선 돌려받을 수 있는 법적 권리(대항력)가 생겨요. 주민센터에서 전입신고할 때 확정일자도 같이 신청하면 됩니다.

그리고 전세보증금 반환보증보험도 꼭 가입하세요. HUG, 한국주택금융공사, SGI서울보증에서 가입할 수 있어요. 보험료 아깝다고 빼먹으면 나중에 보증금 못 돌려받을 때 진짜 후회합니다.

HUG에서 운영하는 안심전세 앱도 추천해요. 등기부등본에 변동이 생기면 알림을 보내주는 서비스인데, 2년 6개월간 무료예요.

등기부등본 외에 같이 볼 서류

등기부등본만 보면 80점이고, 100점을 받으려면 이것도 확인하세요.

서류확인처왜 필요한지
건축물대장정부24위반건축물인지, 실제 용도가 뭔지
국세 납세증명서집주인에게 요청세금 체납 여부 (체납 있으면 압류 가능성)
지방세 납세증명서집주인에게 요청지방세 체납 여부

특히 납세증명서는 좀 민감한 서류라 달라고 하기 어려울 수 있는데, 요즘은 전세사기가 워낙 많다 보니 대부분의 집주인이 이해해줘요. “전세사기 예방 차원에서 확인하고 싶다”고 솔직하게 말씀하세요.

2025년부터 달라진 것들

부동산등기법이 2025년 1월 31일에 개정됐어요. 주요 변화를 정리하면:

  • 모바일 등기신청: 스마트폰 앱으로 등기소 안 가고도 등기 신청 가능
  • 전자증명서: 등기사항증명서를 스마트폰에 저장해서 은행이나 관공서에 바로 제출
  • 인감증명서 불필요: 전자등기 서비스 이용 시 인감증명서 제출 안 해도 됨
  • 신탁등기 주의문구: 모든 신탁등기에 “신탁원부를 반드시 확인하라”는 주의사항이 부기됨

특히 신탁등기 관련 변경은 전세사기 예방 차원에서 추가된 거예요. 신탁부동산 거래할 때 모르고 넘어가는 일을 줄이겠다는 취지죠.

정리하면

등기부등본은 결국 세 파트예요.

  • 표제부: 집의 기본 정보 (주소, 면적) → 계약서와 일치하는지 확인
  • 갑구: 주인이 누구인지 + 압류/가압류 같은 빨간 깃발 있는지
  • 을구: 대출(근저당) 얼마나 있는지 → 전세가율 70 ~ 80% 이내인지 계산. 이미 갚은 대출인데 남아있다면 근저당권 말소를 요청하세요

처음엔 한자 섞인 문서가 무섭게 느껴질 수 있는데, 핵심만 알면 5분이면 확인 가능해요. 인터넷등기소에서 700원이면 열람할 수 있으니까, 계약 전에 꼭 직접 떼서 확인하세요. 중개사가 보여주는 서류만 믿지 말고요.

내 보증금은 내가 지키는 거예요.